운동부의 비밀이야기
아이돌리쉬세븐(모모X야나세 후유)
By. 후유
아이돌의 일로도, 사람으로서도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 선배가 있다. 붙임성이 좋고, 상냥하고,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도 높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돋보이는 사람. 경력을 쌓아오면서 남아이돌 부문에서 몇 번이나 종합우승을 거둔 아이돌. Re:vale의 모모 씨다.
그런 모모 씨와, 그리고 TRIGGER의 츠나시 씨. 그리고 나, 이즈미 미츠키. 우리 셋은 아이돌 운동부의 소속으로 지금 이렇게, 축구 한 세트 경기를 마치고 휴식시간을 갖고 있는 중이다.
운동부의 휴식 시간을 가질 때마다 우리는 셋이 모여 최근 주눅 들거나 실수를 했던 일에 대해 모모 씨께서 조언을 해주신 일도 있었고, 협찬 받은 모모링을 츠나시 씨와 내게 한 박스씩 선물해주셨던 적도 있었다. 정말이지, Re:vale의 모모 씨란 손이 크네. 그리고 또 무슨 일이 있었더라? 운동부끼리 모이면 꽤나 다양한 일이 있어서 말이다. 아, 저번 주에는 셋이서 온천을 갔는데 모모 씨께 유키 씨의 이야기를 세뇌당할 정도로 듣기도 했다.
…….
아무튼, 본론의 이야기로 들어가자면 최근의 모모 씨말인데……. 어딘가 들떴다고 해야 하나, 예상치 못 할 때 하이텐션이라고 해야 하나……. 아, 원래 그런 사람이었다고? 그건 나도 알고 있어! 하지만 모모 씨, 내가 팬에게 선물 받은 키링을 보고 갑자기 빤히 바라보시고선 푸하하 웃었다니까? 그래서 츠나시 씨가 무슨 일이에요? 라고 물으니까 모모 씨께서 푸른색 키링이 정말 예뻐서 웃음이 났다고 대답하신 거 있지. 그리고 자기는 푸른색이 정말 좋다나 뭐라나.
물론 모모 씨의 성격, 나도 잘 알고 있다. 이 사람은 언제나 잘 웃고, 함께 있으면 즐겁고, 용기 있고, 의지가 되어주는 듬직한 사람이다. 그리고 유키 씨를 아주 좋아한다.
최근 모모 씨께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다! 라고 확신하게 된 것은 모모 씨께서 휴식 시간마다 래빗챗을 보고선 햇빛 따위 저리 치워버릴 정도로 기쁘게 웃을 때가 잦았다. 봐, 지금도 저렇게 헤실거리고 있는 얼굴! 유키 씨와의 래빗챗일 수도 있겠지만, 저번에 내가 모모 씨께 “유키 씨예요?” 물었더니 친구란다.
하긴 모모 씨는 유키 씨와 래빗챗보다는 전화로 연락을 자주 주고받는 것 같아보였다. 유키 씨께 할 말이 있을 때는 모모 씨가 곧바로 전화를 걸었으니까.
그렇다면, 지금 모모 씨와 래빗챗중인 친구는……?
모모 씨야 친구가 많으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 싶었다. 그렇지만 신경 쓰이는 이 기분……. 나 스스로 생각해도 엉뚱하지만, 이름을 붙일 수 없는 촉이 나를 쑤셔왔다.
그나저나 이런 이야기, 들어줄 사람이 있다면 좋을 텐데. 이번 달은 행사가 많아서 멤버들이 바빴다. 나 또한 이런 모임에 참가할 수 있었던 건 빈틈없는 스케줄을 끝내고 나서야 얻은 여가였다. 역시 모모 씨에 대한 일을 들어줄 사람은 츠나시 씨밖에 없나. 유키 씨와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우니까 말이다. 그리고…… 만약 유키 씨도 모르는 일이라면, 부부싸움이 되어버리면 곤란하고.
그렇게 생각하며 츠나시 씨에게 고개를 돌리자 츠나시 씨는 드링크를 손에 쥔 채로 모모 씨께 다가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윽고 츠나시 씨가 모모 씨에게 드링크를 건넸다.
“모모 씨, 기분 좋아보이네요.”
“땡큐, 류! 그런가아? 모모쨩은 언제나 해피였는걸!”
그러니까 그 해피의 농도가 최근에 너무 짙어졌잖아요, 모모 씨. 목에 두른 수건을 만지작거리며 한 켠 떨어진 거리에서 그들의 대화를 들었다.
“그건 그렇지만…… 모모 씨, 야나세쨩과 만난 뒤로 계속 기뻐보이니까요.”
“아, 그게 말이지. 오늘 후쨩이…….”
야나세쨩……?
후쨩!?
누구야, 그 사람은! 그것보다 츠나시 씨는 알고 있었어!? 나 혼자 바보 같이 이런 생각을 떠안고 있었던 거냐고! 나는 괜히 분한 마음이 끓어서 성큼성큼 그들에게로 다가갔다.
“야나세가 누구예요!?”
그렇게 여태껏 쌓아왔던 궁금증을 단번에 쏟아내듯이 나는 큰소리를 냈다.
“미, 미츠키 군……!”
“미츠키! 목소리가 커……!”
느긋하게 앉아있던 두 사람이 벌떡 일어나며 당황한 목소리로 나를 에워쌌다. 혹시 비밀얘기였나? 그렇게 생각하니 나는 일단 두 손으로 입을 막으며 숨을 들이켰다.
그리고 모모 씨는 “잠깐 이리와.” 라며 아무도 듣지 못 하게 구석으로 데려갔다. 츠나시 씨도 동행했다. 마치 셋이서 비밀얘기를 주고받는 것만 같은 구도가 되어버렸다. 아니, 확실히…… 비밀얘기인 듯 했다.
모모 씨는 어떻게 말을 꺼내야할지 고민하는가 싶더니 이내 조용하고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뱉어내셨다.
“미츠키에게도 이야기했었지? 모모쨩의 친구. 야나세 후유라고 하는 사람이야. 애칭은 후쨩. 사실 그냥 친구가 아니야. ……내 여자친구야.”
“……!”
소리 없이 충격을 받아야하는 일은 의외로 간단했다. 아니, 틀린가? 너무 예상치 못 한 충격이었기에 소리를 내고 싶어도 낼 수 없는 쪽일 거다. 여자친구? 그 모모 씨가!?
물론 모모 씨는 활발하지, 다정하지, 믿음직스럽지. 사실 단점을 찾아볼 수 없는 내가 존경하는 선배이다. 베테랑 아이돌로서도 인기가 많은데 모모 씨자체로도 엄청난 인기인이겠지.
하지만 여자친구는 정말로 생각으로 그릴 수 없는 이야기였다. 그런 모모 씨께 여자친구라니. 모모 씨, 연애에 관심 없으실 줄 알았다. 그도 그럴게 이 사람은 유키 씨와 (유사)부부생활중이지 않은가. 궁금증이 하나 풀리자, 또 다른 궁금증이 모락모락 생겨나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인데요?”
“아하하, 이 이야기를 처음 들은 류와 똑같은 질문을 하네! 후쨩은 말이지, 엄청 귀여워! 만나면 안아주고 싶어!”
“아, 그래요…….”
그거야 본인 연인인데 그렇겠지…….
“그런 거 말고, 성격은 어때요? 아, 츠나시 씨는 만난 적 있어?”
“아니, 만난 적은 없어. 나도 최근에 알았으니까……. 미츠키 군은 예능 연속 출연에 운동부 모임에 잘 나오지 못 했지? 나는 그때 들은 거야.”
그래서였구나, 츠나시 씨가 알고 있었던 건! 이야기를 들은 뒤에야 영문 모를 촉에게 이름을 붙일 수 있었다. 그래, 그랬던 거였어. 예능 버라이어티 MC를 자주 진행하다보면 사람에게서 낌새를 캐치할 수 있게 된다.
그걸 알려준 것은 모모 씨였는데, 되려 내가 모모 씨의 낌새를 캐치하게 되다니.
“그래서 그 후유 씨란 사람은 자세히 어떤 사람이에요?”
내가 다시 질문하자 츠나시 씨도 궁금하다는 눈으로 모모 씨를 바라봤다. 궁금할 법도 하지. 모모 씨의 연애사인 걸. 마치 초등학생 때 선생님의 연애사를 들으며 과장된 낭만을 동경하는 어린아이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모모 씨는 턱을 몇 번 쓸다가 방긋 웃었다.
“무척 상냥해. 본인은 부정하지만, 나에겐 그래! 그리고 손이 굉장히 따뜻해서 잡고 있으면 기분 좋아져. 안으면 포근하고. 아, 눈동자색이 정말 예뻐! 햇빛 아래에서 보면 푸른색이 반짝반짝 빛나는 거 있지.”
톤이 높은 목소리로 모모 씨는 후유란 사람에 대해 조잘조잘 이야기를 했다. 후유 씨와 래빗챗을 나눌 때도 모모 씨는 지금처럼 이렇게 행복하게 웃었다. 그렇게도 좋은가보다.
“저번에 제 키링을 보고 웃었던 것도 후유 씨가 생각나서예요?”
“맞아! 갑자기 웃어버려서 놀랐지? 그렇지만 미츠키의 키링, 후쨩의 눈동자색과 매우 닮았는걸. 뭐랄까…… 아, 그렇지. 표현하자면 라무네색이려나?”
“헤에, 점점 더 궁금해져. 사진 같은 건 없어요?”
“그게…… 후쨩이 낯을 가려서 사진은 별로 못 찍어놨어. 뒷모습이라도 괜찮다면 볼래? 내가 아끼는 후쨩의 사진이니까 오래 보면 안 돼!”
“그럴 생각은…….”
모모 씨가 스마트폰을 꾹꾹 누르더니 스크린이 보이도록 츠나시 씨와 내 앞에 내밀었다. 길게 내려온 연갈색 머리카락이 인상적인 뒷모습의 여성이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모모 씨가 말한 라무네색처럼 옅은 푸른색 원피스가 잘 어울리는구나, 라고 생각해버린다. 비록 밤하늘과 뒷모습뿐인 사진이지만, 사진을 찍은 모모 씨의 애정이 전해질 정도로 이 사람이 좋게 느껴진다.
모모 씨는 이런 사람과 사랑하고 있었구나. 분명 좋은 사람들끼리의 만남인 거겠지. 모모 씨는 좋은 사람이니까. 모모 씨는 내가 따라잡고 싶은 사람 중의 한명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다른 누구도 아닌 모모 씨의 사랑을 나도 기쁜 마음으로 응원해드리고 싶다. 츠나시 씨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늦었지만 축하해요, 모모 씨. 후유 씨와 언제나 행복하길 바랄게요.
그리고 앞으로 이런 비밀이야기는 좀 털어놓아주세요! 저희들끼리는! 의지가 되는 후배가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