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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키 쿠스오의 재난(쿠보야스 아렌 X 시노하라 츠키네)

By. 사

 

오, 이런. 내가 알지 못했던 사실을 하나 알아 버린 것 같아. 최근에 같은 반 친구인 그, 쿠보야스 아렌과 시노하라 츠키네가 연애를 한다는 사실을.

 

주위 사람들에게 아무리 말을 해봐도 믿지를 않는데, 난 너무 억울해. 내가 두 눈을 똑똑히 뜨고 다 봤다니까? 그 두 사람이 연애를 한다는 걸? 아, 물론 쿠보야스는 조금 무서운 면이 있어서 다들 기피했던 사람이었고, 시노하라는 조금 특이한 쪽으로 유명한 사람이니 두 사람이 연애를 한다는 게 나도 전혀 믿기지 않지만. 내가 똑똑히 봤는걸. 두 사람이 그냥 친구의 관계가 아니라는 사실을.

 

내가 쿠보야스 아렌과 시노하라 츠키네가 사귀고 있다는 가정이 진짜일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얼마 전 시험 기간에 우연히 공부하러 간 카페에서 단 둘이 시험공부를 하고 있는 것을 봤는데 '그 두 사람'이 같이 그 자리에 있는데 어떻게 내가 호기심이 생기지 않겠어? 시노하라 츠키네는 누구나 인정하는 두뇌를 갖고 있으니, 공부를 하는 것은 둘째치고, 쿠보야스 아렌이 시노하라 츠키네와 함께 공부를 할거라는 생각은 상상도 못했거든. 최상위권과 최하위권이 같이 공부하는 모습은 아무리 봐도 그림이 이상한데 말이지.

 

나는 두 사람이 앉아 있는 자리에서 조금 떨어진 자리에 앉아 있었어. 이 신문부인 내가 이 특종을 놓칠리가 없잖아? 두 사람이 연애를 한다는 사실을 학교에 알리면 특종이 날게 뻔하다고. 아무튼 두 사람은 그렇게 간간이 잡담을 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꽤나 성실하게 공부만 하고 있었어.

 

슬슬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 때쯤, 시노하라가 슬슬 졸기 시작하더라고. 학교에서도 워낙 잠이 많아서 대부분 졸고 있는 모습을 많이 봐서 그다지 놀라지 않았지만 그때, 쿠보야스 아렌이 잠이 든 시노하라 츠키네를 세상 다정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거 있지? 미안하긴 하지만 학교에서의 쿠보야스 아렌은 전학 왔던 당시에도 음침해 보이고 뭔가 이상하다는 말도 많아서 사실 조금 기피하던 친구들도 있었거든. 암암리에는 사실 쿠보야스 아렌이 양아치라는 소문도 있다는 정도로 몇몇 아이들은 그만큼 쿠보야스 아렌을 무서워하는데, 그 쿠보야스 아렌이 시노하라 츠키네를 세상 다정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걸 보고 난 그만 내 두 눈을 의심하고 말았어.

 

'맙소사.'

 

사실 그 모습을 본 순간 오직 저 생각밖에 들지 않았어. 그때부터였을까? 내 신문부의 본능이 말해주고 있었어. 저 두 사람은 그냥 친구 관계가 아니라고-!

 

 

 

**

 

생각해보면, 이상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야. 저 두 사람은 매일매일 같이 등하교 하고 집도 바로 옆집 사이라면서. 그러고 보니, 최근에 옆반의 한 아이가 쿠보야스 아렌과 시노하라 츠키네가 영화관에서 둘이서 영화를 보고 있었다는 걸 목격했다고 했었고, 지난여름 방학 때는 (비록 단둘이서는 아니었지만) 오토바이 면허증도 따러 갔었다고 했었지. 그렇지만 그 쿠보야스 아렌과 시노하라 츠키네라고? 물과 기름처럼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서 어느 누가 두 사람이 연인 관계라고 생각하겠어. 나는 그날 카페에서 본 두 사람의 관계를 짐작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어.

 

그렇게 카페에서 있었던 일을 거의 까먹고 지낼 때쯤, 여름 마츠리가 열리던 날에 난 그 두 사람이 같이 있던 모습을 한번 더 목격하게 되었어. 두 사람은 답지 않게 유카타를 입은 채 퍽 다정한 모습으로 걸어가고 있더라고. 누가 봐도 이상하지 않아? 평소에 같이 다니던 카이도나 넨도, 유메하라,사이키 등등.. 다른 친구들은 어디에 두고 왜 단둘이서 마츠리를 보러 왔을까? 시노하라 츠키네는 사람이 몰리는 곳을 자주 가지 않는다고 전에 말한 적이 있었는데 그렇다면 이 상황은 단순히 우연일까?

 

나는 호기심이 생겼지만 같이 온 친구들이 있었기에 그냥 두 사람이 같이 있는 것만 목격하고 다시 머릿속에서 두 사람이 잊혀 갈 때쯤, 도중에 화장실이 가고 싶어져 길을 헤매다가 나는 벤치에 앉아 쉬고 있던 두 사람을 발견하게 되었어. 같이 있는 자리를 방해하면 안될 것 같아 그 자리를 피하려고 했는데, 그 순간 쿠보야스 아렌이 시노하라 츠키네의 흐트러진 머리를 넘겨주는데 세상에, '그' 쿠보야스 아렌이 다정하게 바라보고 있었고, '그' 시노하라 츠키네가 부끄러워하고 있는 표정이라니. 순간 나는 내가 헛것을 본 줄 알았어. 맙소사. 이게 진짜야?

 

 

**

 

내가 지금 착각을 하고 있는 걸까? 아니, 이 뿐만이 아니야. 목격담으로는 두 사람이 비오던 날에 단둘이서 우산을 오붓하게 쓰고 가고있는 모습이나,  발렌타인 데이 날 시노하라 츠키네가 유일하게 초콜릿을 준 사람이 쿠보야스 아렌이었고, 두 사람이 서로 요비스테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나는 내가 착각을 하고 있는게 아니라고 생각해. 이건 누가 봐도 두 사람이 연인 관계라는게 틀림없어.

 

혹시 누군가 지금 내 글을 보고 있다면, 지금 내가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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